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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내 발자국만 보고 따라오너라
  • 하루는 상제님께서 갑칠을 데리고 서울을 가시는데 걸어서 싸리재를 넘어 금구 둔산(屯山)쯤에 이르니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쏟아지거늘
  • 금세 두월천(斗月川) 물이 불어 사람들이 건너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더라.
  • 상제님께서 갑칠에게 “너 여기 건너가겄냐, 못 건너가겄냐?” 하시거늘
  • 갑칠이 “물살이 빠른 데다가 물이 한 길이 넘는데 어떻게 건너가겠습니까? 저 혼자서는 도저히 못 건너겠습니다.” 하니
  • “너는 내 허리춤을 잡고 꼭 내 발자국만 딛고 따라 와라잉. 한눈팔았다간 빠져 죽는다.” 하시며 성큼성큼 냇물로 들어가시니라.
  • 이에 갑칠이 말씀을 따르니 마치 얕은 물을 건널 때와 같이 종아리까지만 물이 차는지라 삐적삐적 땀을 흘리며 뒤를 따르니라.
  • 내를 건너고 보니 상제님의 미투리는 바닥께만 젖고 자신은 무릎까지 젖어 있더라.
  • 그렇게 하여 하루 만에 서울을 가시어 도성(都城)에 들어가 볼일을 보시고 다음날 금방 구릿골로 돌아오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3:157)




  • *** 157장 김갑칠 성도의 아우 김정회(金正會, 1893∼?)의 아들인 김태규(1924~1999) 증언.
  • 1절 157:1 금구 둔산. 현재 김제시 금구면 산동리(山東里) 둔산 마을.
  • 2절 157:2 두월천. 김제시 금구면 오봉리(五鳳里) 매봉산(249m)의 북서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신월동에서 원평천과 합류하는 하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