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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성듣기
  • 여기를 칠산바다로 만들면 되지
  • 계묘년 이른 봄에 상제님께서 성도들을 데리고 동령리(東嶺里)의 어느 약방에 가시어 한동안 지내실 때
  • 사곡면 유수리(師谷面 儒秀里)에 사는 열일곱 살 난 오경관(吳敬寬)이 그 모친의 몸이 아파 신이한 의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니라.
  • 경관이 보니 약방 안에 용모가 늠름한 한 젊은이가 망건도 쓰지 않고 풀상투를 한 채, 갓망건한 사람 일여덟 명과 함께 앉아 있는데
  • 나이 많은 사람들이 그 젊은이에게 존대를 하거늘 경관이 인사를 여쭈니 그분이 바로 상제님이시라.
  • 이 때 경관이 모친의 증세를 아뢰기도 전에 상제님께서 약 세 첩을 지어 주시므로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며 호기심이 생기는지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데
  •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물으시기를 “어이, 자네들 칠산(七山) 안 갈란가?” 하시거늘 한 성도가 “칠산엔 뭣 하러 갑니까요?” 하고 여쭈니
  • 말씀하시기를 “아, 이 사람아! 봄 당했으니께 조기 먹으러 가야지.” 하시니라.
  • 이에 성도들이 아뢰기를 “거기가 부안(扶安) 앞바다인데, 여기서 언제 거기까지 갑니까요?” 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“여기를 칠산바다로 만들면 되지.” 하시고 집주인에게 소반에다 청수(淸水) 한 그릇을 떠 오라 하시어
  • 10 청수를 놓고 방 한쪽 구석에 돌아앉아 부(符)를 써서 방 가운데로 휙 던지시니 문득 약방이 시퍼런 칠산바다 위에 떠 있더라.
  • 11 이 때 갑자기 바람이 심하게 불며 비가 쏟아지니 약방이 기우뚱기우뚱 심히 흔들리는지라
  • 12 성도들이 넘어지지 않으려고 방 안의 횃대도 잡고 시렁가래도 잡으며 애를 쓰되 이리 엎어지고 저리 자빠지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
  • 13 상제님께서 명하시기를 “아, 이 사람들아! 저기 가서 조기 좀 잡아 와.” 하시거늘
  • 14 누군가 소리쳐 아뢰기를 “아이구, 선생님. 조기 안 먹을랍니다. 조기 안 먹을랍니다.” 하니라.
  • 15 이에 경관도 이리저리 뒹굴며 멀미가 나서 정신을 못 차리는데
  • 16 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“참 자네들 못난 사람들이네. 아, 실컷 먹자고 그러더니 이걸 못 이겨서 조기를 안 먹어? 주는 것도 못 먹으면서 무슨 천지공사여.” 하시거늘
  • 17 성도들이 그래도 “아이고, 안 먹을랍니다.” 하니
  • 18 상제님께서 “안 먹겠다고?” 하시는 순간 바다는 온데간데없고 약방이 제자리로 돌아와 있더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3:32)




  • *** 32~35장 한국전쟁 당시 김택식이 화호리로 피난을 갔을 때, 그의 큰딸이 아파서 오경관에게 약을 지으러 갔는데, 그 때 오경관과 통성명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에게서 직접 듣고 전한 내용이다.
  • 1절 32:1 동령리. 현재 김제시 봉남면 행촌리 동령 마을.
  • 2절 32:2 사곡면 유수리. 현재 정읍시 감곡면 유정리(儒丁里) 유수 마을.
  • 2절 32:2 오경관(吳敬寬, 1887∼1952). 본관 해주(海州). 부 인화(仁化)와 모 김복수(金卜守)의 장남. 증언 당시 태인 화호리(숙구지)에서 의원을 운영하였다.
  • 9절 32:9 칠산바다. 원래 영광 법성포 앞에 칠산도(七山島)가 있어 칠산바다라고 하였으나 후에 군산 비안도에서 영광 안마도까지를 그렇게 불렀다. 조기잡이로 유명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