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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성듣기
  • 차경석을 만나심
  • 5월 17일에 상제님께서 형렬의 집을 떠나시며 말씀하시기를 “이 길이 길행(吉行)이라. 한 사람을 만나려 함이니 장차 네게 알리리라.” 하시고
  • 용암리(龍岩里) 물방앗간에 머무르시다가 그 앞 주막에서 정읍 사람 차경석(車京石)을 만나시니 당년 28세로 구척장신에 용모가 준수한 젊은이라.
  • 원래 경석은 동학 신도로서 일찍이 일진회 전북 총대(總代)를 지낸 일이 있더니
  • 이 날은 재산 문제로 송사하러 정읍에서 전주로 가는 길이더라.
  • 경석이 용암리 주막에서 점심을 먹고 떠나려 할 즈음 상제님께서 대삿갓에 풀대님 차림으로 김자현 등 두어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시거늘
  • 경석이 상제님을 뵈니 의표(儀表)는 소탈한 가운데 씩씩한 기운을 띠시고
  • 언어동지(言語動止)는 순진하고 꾸밈이 없으시며 안광(眼光)이 사람을 쏘는 듯하여 감히 똑바로 볼 수가 없더라.
  • 사람을 대하여 정겹게 말씀을 나누시면 마치 봄바람이 온 들에 가득 찬 듯하고
  • 일의 사리를 밝히심에는 대하(大河)가 물결치듯 풀어 놓으시고
  • 10 말씀의 운치는 너그럽고 크시어 천둥이 구르는 듯하며 모든 행동하심이 호호탕탕하여 폭 잡을 수가 없는지라
  • 11 경석이 절로 마음이 끌리고 상제님의 기품에 취해 말씀을 청하니
  • 12 상제님께서 온화하게 대답하시고 술을 드시다가 닭국 한 그릇을 경석에게 권하시니라.
  • 13 경석이 받으매 어디선가 벌 한 마리가 날아와 국에 빠지거늘 경석이 수저를 멈추고 혹 상서롭지 못한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
  • 14 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“벌은 규모 있는 벌레니라.” 하시니라.
  • 사람 기르기가 누에 기르기와 같다
  • 15 경석이 여쭈기를 “무슨 업을 하십니까?” 하니 웃으며 말씀하시기를 “의원 노릇을 하노라.” 하시고
  • 16 경석이 다시 “어느 곳에 머무르십니까?”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“나는 동역객(東亦客) 서역객(西亦客) 천지무가객(天地無家客)이로다.” 하시니라.
  • 17 대저 경석이 상제님의 거주지를 여쭌 것은 뒷날 찾아뵈려 한 것인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다시 찾기가 어렵겠으므로 떠나지 않기로 결심하고
  • 18 이왕에 상제님의 지식을 시험하고자 하여 다시 “어떻게 하면 인권(人權)을 많이 얻을 수 있습니까?” 하고 여쭈니
  • 19 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“폐일언(蔽一言)하고 욕속부달(欲速不達)이니라.” 하시니라.
  • 20 이에 경석이 아뢰기를 “자세한 뜻을 알지 못하겠습니다.” 하니
  • 21 상제님께서 일러 말씀하시기를 “사람 기르기가 누에 기르기와 같아서 일찍 내이나 늦게 내이나 먹이만 도수에 맞게 하면 올릴 때에는 다 같이 오르게 되나니
  • 22 이르고 늦음이 사람의 공력에 있느니라.” 하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3:180)




  • 2절 180:2 물방앗간. 현재의 금평제 앞에 있었고, 오래 전에 논으로 변했다.
  • 2절 180:2 차경석(車京石, 1880∼1936). 본관 연안(延安). 자(字) 윤홍(輪洪), 호는 월곡(月谷). 동학 접주였던 차치구의 장남으로 슬하에 3남 5녀를 두었다. 고부 입석리에서 상제님을 처음 만났다는 증언도 있다.
  • 2절 180:2 구척장신. 16세 때부터 신앙한 보천교 십이임 중의 한 사람으로, 차경석 성도를 직접 본 장두방(1905∼?) 증언.
  • 5절 180:5 용암리 주막. 보천교 자료에는 거야주점(巨野酒店)에서 만났다고 기록돼 있다.
  • 5절 180:5 풀대님. 바지의 대님을 매지 않고 그대로 터 놓는 일.
  • 21절 180:21 누에 기르기와 같아서. 누에는 사계절 원리에 따라 네 번 잠을 잔다. 그런데 먹이를 알맞게 먹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고 잠을 자지 않으면 몸이 크지 않는다. 누에 기르기에는 때를 놓치지 않는 시중(時中)의 정성과 자식을 기르는 것과 같은 헌신적 공력이 절대적이다.
  • 21절 180:21~22 차경석 성도가 전한 상제님 말씀이다.<『보천교연혁사』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