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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성듣기
  • 네가 나를 따르려면
  • 상제님께서 숙소를 김치경(金致京)의 용암리 물방앗간에 정하시니 음식이며 잠자리며 모든 것이 누추하기 이를 데 없어 여느 사람도 견디기 어려워하는데
  • 경석이 이러한 고초를 겪으면서도 떠나지 아니하고 상제님을 ‘정읍의 자기 집으로 모시겠다.’ 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진노하시어 큰 소리로 꾸짖으시기를 “나는 너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노라. 어서 내 앞에서 썩 물러가라, 이놈아!” 하시니라.
  • 상제님께서 경석이 떠나지 않음을 괴로워하시며 수차 물러가기를 재촉하시되
  • 경석이 듣지 않고 계속 자기 집으로 함께 가시기를 간청하니 그 때마다 혹 성을 내시고 욕을 하시며 쫓아내기도 하시는데
  • 경석이 보기에는 그러한 모든 일이 더욱 범상치 않을 뿐 아니라
  • 수운가사(水雲歌詞)에 있는 ‘여광여취(如狂如醉) 저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뉘로 대해 그 말하며’ 하는 구절이 생각나매
  • 떠나지 않고 열흘 동안을 머물면서 제자가 되기를 굳이 청하니라.
  • 이에 상제님께서 이르시기를 “네가 나를 따르려면 모든 일을 전폐하고 오직 내가 가르치는 바에만 일심(一心)하여야 할지니
  • 10 이제 돌아가서 모든 일을 정리하고 6월 초하룻날 다시 이곳으로 찾아오라.” 하시니라.
  • 11 경석이 비로소 하직하고 집에 돌아와 아우들을 모아 놓고 상제님을 만난 일과 전주 송사를 작파한 일을 말하며
  • 12 “너희들, 사람 생명이 크냐, 돈이 크냐? 나는 사람을 죽일 수가 없어 그냥 돌아왔노라. 이제 나는 선생님을 따라 사람 살리는 공부를 하려 하노라.” 하고 아우들을 설득하더니
  • 13 드디어 모든 일을 정리하고 6월 초하룻날에 다시 용암리에 와서 상제님을 뵙고 정읍으로 가시기를 간청하니라.
  • 네가 나를 길물로 끌어들이는구나
  • 14 이 날 밤에 상제님께서 풀밭에서 주무시다가 닭이 운 뒤에 일어나시어 말씀하시기를 “잘못 풀밭에 누웠구나. 왜 일찍 깨우지 않았느냐.” 하시니라.
  • 15 상제님께서 돌 위에서 주무시기도 하고 들판의 농부들과 한가로이 말씀을 나누기도 하시니 경석이 뒤따르며 지성으로 모시니라.
  • 16 상제님께서 계속 경석의 추종을 불허하시다가 사흘 동안을 지내신 뒤에야 비로소 허락하시며 말씀하시기를
  • 17 “내가 일찍이 목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고생하다가 겨우 헤어나 발목물에 서 있는데
  • 18 네가 다시 나를 깊은 길물로 끌어들이는구나.” 하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3:182)




  • 1절 182:1 김치경(金致京, ?∼1921). 본관 경주. 부인 박씨와의 사이에 사유(士有, 1895년생) 등 2남 2녀를 두었다.
  • 7절 182:7 『용담유사』 「교훈가」
  • 11절 182:11∼12 차윤경의 아내 주판례(1890∼?) 증언.
  • 16절 182:16 이 때 신명계에서 이언적(李彦迪, 1491∼1553)이 백성의 일을 걱정하여 이의를 제기했다는 기록도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