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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성듣기
  • 내가 이르는 곳을 천지에 알려야
  • 이튿날 상제님께서 솔안을 떠나 정읍 대흥리(大興里)로 가실 때 공우를 돌아보시며 말씀하시기를 “만날 사람 만났을 적에….” 하시니
  • 공우가 문득 동학가사에 있는 ‘만나기만 만나 보면 너의 집안 운수로다.’라는 구절이 깨달아져 그 즉시 상제님을 따라나서니라.
  • 이 날 대흥리 경석의 집에 이르시어 말씀하시기를 “내가 이르는 곳을 천지에 알려야 하리라.” 하시고
  • 글을 써서 서쪽 벽에 붙이시니 갑자기 우레가 크게 일어나거늘 “빠르기도 하다.” 하시고 그 글을 떼어 무릎 밑에 넣으시니 우레가 곧 그치는지라
  • 공우는 크게 놀라 감복하고, 마을 사람들은 대낮에 난데없이 우렛소리가 크게 일어나므로 이상히 여기니라.
  • 마음을 돌렸음을 고백하라
  • 우레를 거두시고 경석에게 물으시기를 “지난 갑오년 겨울에 이 집에서 세 사람이 동맹한 일이 있었느냐?” 하시니 경석이 “그렇습니다.” 하고 대답하거늘
  • 다시 “그 일로 인하여 모해자의 밀고로 너의 부친이 해를 입었느냐?” 하고 물으시니 경석이 울먹이며 “그러하였습니다.” 하고 대답하니라.
  • 상제님께서 또 물어 말씀하시기를 “너의 형제들이 그 모해자에게 큰 원한을 품어 복수하기를 도모하느냐?” 하시니
  • 경석이 아뢰기를 “자식의 도리로 어찌 복수할 마음을 갖지 아니하겠습니까?” 하거늘
  • 10 이에 상제님께서 일러 말씀하시기를 “너희들이 복수할 마음을 품고 있음을 너의 부친이 크게 걱정하여 나에게 고하니 너희들은 마음을 돌리라.
  • 11 이제는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할 때니라. 만일 악을 악으로 갚으면 되풀이 되풀이로 후천에 악의 씨를 뿌리는 것이 되느니라.
  • 12 너희들이 나를 따르려면 먼저 그 마음을 버려야 할지니 잘 생각하라.” 하시고
  • 13 너희들은 선을 행하고 공을 세우라.” 하시니라.
  • 14 이에 경석이 세 아우를 데리고 별실에 들어가 서로 위로하며 그 원한을 풀기로 언약하고 그대로 아뢰니
  • 15 말씀하시기를 “그러면 뜰 밑에 짚을 펴고 청수 한 동이를 모셔 놓고, 그 청수를 향하여 너의 부친을 대한 듯이 마음을 돌렸음을 고백하라.” 하시니라.
  • 16 이에 경석이 명하신 대로 행하니 사형제가 설움이 북받쳐서 청수동이 앞에서 크게 울거늘
  • 17 상제님께서 이르시기를 “너의 부친이 너무 슬피 우는 것을 오히려 불쾌히 여기니 그만 그치라.” 하시니라.
  • 18 상제님께서 이로부터 한동안 대흥리 차경석의 집에 머무르시며 공사를 행하시니라.
  • 천지신명들이 알현할 때
  • 19 상제님께서 공사를 행하시는 동안 경석과 공우가 신안(神眼)이 열리어 보니
  • 20 천지신명들이 상제님께 배알할 때는 반드시 반천무지(攀天撫地)식으로 사배(四拜)를 올리고 상제님께서는 읍(揖)으로 대하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3:185)




  • 1절 185:1 대흥리. 현재 정읍시 입암면 접지리 대흥 마을. ‘크게 흥한다.’는 지명의 뜻을 취해 상제님께서 도운의 시발처로 쓰셨다.
  • 16절 185:16 경석의 사형제. 윤홍, 윤경, 윤칠과 윤덕의 순이다. 윤경은 이복 동생이며, 윤홍 다음으로 막내 윤덕의 인물이 수려했다 한다.
  • 20절 185:20 반천무지. 하늘을 받들고 땅을 어루만지는 자세를 취하는 절법으로, 하느님을 받드는 최상의 예법이다. 한민족이 천제를 올리기 시작한 상고시대부터 행해졌다.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합덕하는 이치가 담겨 있다.
  • 20절 185:20 사배. ‘생장염장’하는 우주 변화의 근본 정신에 따라, 천지 조화기운을 받아 내리고 천지이법과 하나 되기 위해 사배를 드리는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