.
음성듣기
  • 충청도 연산에서 보신 도성덕립 공사
  • 봄에 충청도 연산(連山)에 가시어 머무르실 때 하루는 상제님께서 도복을 입으시고 홍포선(紅布扇)을 드신 채 일산을 받치게 하시어 백마를 타고 나서시니 그 모양이 마치 새신랑 같더라.
  • 호연이 반짝반짝 윤이 나는 상제님의 눈썹을 보고 “선생님 눈썹에 엿 발랐어요?” 하니 상제님께서 “엿 발랐으면 너 핥아먹어라.” 하시니라.
  • 호연이 “왜 그러고 나선대? 어디로 장가가요?” 하니 상제님께서 “저어리!” 하시며 일러 주지 않으시니라.
  • 이에 호연이 “저리 어디로 가요? 가서 떡도 얻어먹고, 국수도 얻어먹게 가르쳐 줘야지.” 하니
  • 말씀하시기를 “너 따라오면 내가 망신을 당하니 오지 말아야 혀.” 하시는지라
  • 호연이 다시 “어디로 가길래 망신을 당해요?” 하고 묻는데 대답지 않고 떠나시거늘
  • 형렬에게 “어디로 간대요?” 하니 이르기를 “네 눈으로만 그러지 지금 여기에 앉아 계신다.” 하니라.
  • 호연이 “아까 말 타고 요리 갔는데?” 하니 “네가 잠깐 봉사되었어. 네 뒤에 계신다.” 하거늘
  • 호연이 빙글빙글 돌며 “어디에 있어요? 어디에 있어요?” 하고 찾으매 형렬이 “저쪽.” 하고 가리키니 그쪽에서 “하하하!” 하며 웃으시는 소리가 나더라.
  • 10 호연이 “아까 말 타고 갔는데, 떡 얻어먹으러 갈까 봐 그냥 왔네!” 하니 “어린 저것 데리고 무엇을 할 것이냐?” 하시는 상제님의 음성만 들릴 뿐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아니하거늘
  • 11 호연이 더욱 애가 타서 “어디에 가 있어요? 선생님! 나 쪼께 뵈 줘요.” 하고 애원하니라.
  • 12 이에 상제님께서 “너 숨바꼭질하냐? 내가 네게 뵈 줘? 안 보여 주지!” 하시니 호연이 “그럼 어쩔라구? 나 여기다 내버리고 가려고?” 하거늘
  • 13 상제님께서 “네 쌈자리 왔어.” 하시니라.
  • 14 호연이 “내 쌈자리는 전주고, 여기는 우리 부모님 고향이지.” 하니
  • 15 상제님께서 “저것이 제법 영리하다니까!” 하시며 그제야 모습을 드러내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3:298)




  • 1절 298:1 포선. 길이 한 자 남짓한 천에 양쪽으로 자루를 단 부채. 주로 신랑 얼굴을 가리는 데 쓴다.